- 키보드 두드리기, 글씨 쓰기, 전화 받기, 화장하기, 세안하기, 밥 먹기…….

손을 사용해서 하는 일의 종류는 과연 몇 가지나 될까. 차라리 손을 사용하지 않는 일을 떠올리는 것이 더 쉬울 정도로 손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세균이나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빈도도 더욱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손에 서식하고 있는 세균의 수는 6만 마리라는 연구 자료도 있을 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발보다 손이 더 더러울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종플루가 유행했을 당시 손 씻기가 유독 강조되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얼굴에 손을 갖다 대거나 음식을 먹게 되면 손에 있던 세균 등이 자연스레 체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타인에게도 전염될 확률이 크다. 이처럼 감염성 질환은 대부분 손을 거쳐 전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손 씻기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늘 들고 다니는 휴대폰이나 mp3 플레이어에도 세균들이 득실거린다. 그 물건을 얼마나 곱게 다루었느냐는 큰 상관이 없다. 여러 물건을 만진 손으로 휴대폰이나 mp3 플레이어를 건드리는 순간, 손에 있던 세균이 그대로 옮아가기 때문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아무리 깨끗한 손이어도 이미 세균 덩어리인 물건을 만지게 되면 다시 더러워지게 된다.

더러운 것을 만지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겉으로 보기에 더러운 것을 피하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실제 손에 옮겨 붙는 세균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자주 손을 씻어주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화장실에 다녀온 뒤, 재채기 또는 기침을 한 뒤, 외출해서 돌아온 뒤에는 반드시 비누와 물로 손을 씻어야 한다고 한다. 또 애완동물을 만진 후, 음식물을 먹거나 요리하기 전, 특히 돈을 만진 후에도 손을 씻어야 한다. 피부에 난 상처에는 엄청난 수의 균, 특히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 포도상구균이 살고 있으므로 상처를 만진 후에는 그렇고 손에 상처 또는 곪은 염증이 있는 사람은 절대 음식물을 조리해서는 안 된다. 그 밖에 기저귀를 간 후, 콘택트렌즈를 끼거나 빼기 전, 책이나 컴퓨터를 만진 후에도 손 세척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꼼꼼하게 씻는 것이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손을 자주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번 씻을 때 제대로 씻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비누를 묻힌 손을 대충 물에 씻는 것은 손에 오염물질을 그대로 남겨둘 위험이 크다. 물론 맹물로 씻는 것보다는 훨씬 깨끗하겠지만, 비누에 거품을 내어 잘 문질러 준다면 세균을 최고 95%까지 없앨 수 있다.”며 “손을 제대로 씻고 싶다면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 최소 15초 정도는 골고루 비빈 뒤 받아놓은 물이 아닌 흐르는 물에 비누기가 남지 않도록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손의 사각지대’이다. 손톱 밑이나 손가락 사이사이는 소홀히 하기 쉬우므로, 특히 신경을 써서 씻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참고로 범국민 손씻기 운동본부에서 제안하는 올바른 손씻기 6단계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