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안 먹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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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밥을 먹는다는 것은 아이의 의지와 책임의식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 보통 만 2세 정도 되면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데, 이 능력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돌까지는 잘 먹으면서 처음의 약 3배 정도로 많이 자란다(출생시 3.3kg에서 돌 때 10kg 정도로). 그러나 첫 돌부터 두 돌까지는 먹는 것에 무관심해지면서 자라는 속도가 줄어 몸무게도 약 2kg 정도만 는다. 먹는 것에 한정되었던 관심이 다른 방향으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부모가 예전과 똑같이 잘 먹이려 들면 오히려 아이가 식욕을 잃게 되어 식습관 형성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부모들은 아이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을 차려주고 억지로라도 먹이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먹는 것은 곧 인간의 생존에 직결되므로, 아이는 정상적으로 자라기 위해 "내가 어느 정도 먹어야 하는가?"를 본능적으로 느껴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좀 덜 먹는다고 해서 부모들이 걱정할 만큼의 영양실조에 걸리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부모가 아이가 몸이 약하다고 생각해서 억지로 먹이려 들면, 그것이 결국 아이에게 식욕을 잃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아이 스스로 먹는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본능적인 기능을 잃게 된다.
일단 감퇴한 식욕을 되돌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잘 먹지 않는다고 해서 아이의 건강이나 발육에 이상이 생길 것이라고 염려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고,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엄마가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럴 때는 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위주로 눈치채지 못하도록 아주 천천히 양을 늘려가면서, 가끔씩 다른 음식도 먹도록 권유한다. 양이 많거나 원치 않는 종류가 있으면 식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므로, 평소 아이가 먹는 양보다 적게 주고, 더 달라고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먹는 것"이라는 책임의식이 들도록 밥을 먹여주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밥을 잘 먹을 때마다 칭찬해주는 것은, 그 순간에는 몇 숟가락 더 먹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부모가 숟가락을 들고 쫓아다니는 코미디를 연출하면서 아이에게 좋지 않은 습관을 들일뿐이다.
그리고 주식 위주의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간식을 먹고도 충분한 식사를 하면 상관없지만, 그로 인해 주식을 소홀히 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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