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목을 붙잡는 사랑의 굴레
본문
* 사랑 때문에 사랑을 놓치다? *
오랜 짝사랑의 경험을 안고 있는 P는 3년째 혼자다. 짝사랑은 이미 3년 전에 끝났지만 후유증은 오래 갔다.
같은 과 선후배로 만나 인연을 이어왔던 P와 짝사랑남. 눈치 빠른 아니 눈치 없는 이들도 다 알아봤을 P의 짝사랑을 정작 당사자인 짝사랑남만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아마 그도 모른 채 했으리란 게 정답일 것이다. 이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P는 친한 후배라는 미명 하에 그의 옆자리를 꿋꿋이 지켜왔다.
결국 진심이 통한 것일까. 희망의 빛이 서서히 그녀 쪽으로 물들었다. 시치미 뚝 떼기 바빴던 그가 먼저 데이트를 신청하고, 커플동반의 자리에 P를 대동하기 시작한 것.
그렇게 연인 비슷한 사이로 지내기를 3개월 여, 이미 그를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던 P는 이제나저제나 그의 정식 프로포즈만을 기다렸단다. 그러나… 잔혹한 운명의 여신은 P를 끝내 외면해 버렸다.
“내 여자친구야, 인사해.”
뜬금없이 애인이라며 어떤 여자를 소개시키는 남자, 그 여자에게 P를 ‘친한 후배’라고 소개하는 남자, 결국 연인이라 생각했던 3개월은 그저 ‘선후배 사이’ 친밀해지는 기간일 뿐이었던 것. 물론 진실은 그 남자에게 P는 애인대용이었을 뿐이며, P역시 마음 속 깊숙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후로 P는 쭉 혼자다. 그를 못 잊어서도 아니다. 그저 그때의 그 결론 나지 않은 마음이 연장되고 있을 뿐이다. 쉽게 마음의 문을 열기도 힘들다. 그저 혼자 문을 닫고 사는 것이 더 속 편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쯤 추억하고 다시 상상한다. “그가 다시 돌아온다면 어떨까?”
당신 스스로 걸어둔 자물쇠를 열려면?
과감하게 과거 따위는 훌훌~
사랑의 기억은 때로 당사자 스스로도 모를 만큼 가슴 속 깊이 박힐 때가 있다. 상대에 대한 미련이 될 수도 있고, 그때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 될 수도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지난 상처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마음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추억만 되씹으며 현재와 미래를 거부하는 비극적인 솔로들의 운명.
이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자신이 연애를 못 하는 이유,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 이유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 근원적인 문제가 ‘지난 사랑의 굴레’임을 깨닫지 못 하고 애먼 데서 이유를 찾으려 드는 바보 같은 솔로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 없어서, 내가 부족해서, 운이 따르지 않아서 등등 애꿎은 이유를 갖다 붙이지만 실제로는 지난 사랑이 발목을 잡아 현재는커녕 미래도 만들지 못 한다는 점을 모른다.
연애가 끊이지 않는 사람의 경우, 대다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과거에 대한 집착이 적다는 점이다. 아니다 싶으면 잠시의 아픔쯤은 감수해 내고 스스로 발목에 족쇄를 풀고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 과거의 사랑 따위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뒤처리가 새로운 연애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왜 아직도 짝이 안 생기냐고? 그런 고민 하기 전에 잠시 자신의 과거를 훑어보라. 알게 머르게 스스로 걸어 잠근 발목의 족쇄가 있기 마련. 이제는 사랑의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오는 게 필요하다. 마치 책상 밑에 붙여뒀던 씹다 만 껌을 자꾸 씹듯 과거를 씹지 말고, 확 내뱉어버리자.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마음의 공간을 마련해 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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