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붙잡기 위해 내가 해본 미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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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짜잔~
케이스1 생전 안 하던 쇼를 하는 미친 짓
이미 그의 마음은 떠났는데 평소 그가 원했던 바람들이 그제서야 하나 둘 떠오른다. “너도 좀 섹시하게 행동해봐.” “살 좀 빼.” “애교 좀 부려봐라.” 설마, 내가 섹시하지 않고 뚱뚱하고 애교가 없어서 떠나는 건가?
부랴부랴 생전 안 입던 속옷을 사고, 교태론 눈빛을 짓고, 애교도 부려보지만 상황은 어색하고 후회만 밀려들 뿐이다. “아뿔사, 내가 잠깐 미쳤구나.”
케이스2 술 먹고 그를 붙잡으려는 미친 짓
“세상에, 어젯밤에 집에 귀가하는데 어떤 여자가 전화기를 붙잡고 신촌 번화가에서 펑펑 울더라고. 내용을 대충 들어보니 남자가 헤어지자 했나 봐. ‘네가 어떻게 날 배신해’ 라며 여자가 혀가 꼬여서 울어대는데, 문제는 짧은 치마를 입었는데 쪼그리고 앉아서 방방 뛴 탓에 팬티가 다 보이더라고. 지나가던 남자들만 구경 난 거지.”
술의 힘을 빌어서 그를 잡아보려 했지만 오히려 정만 떨어질 뿐이고 더 역효과만 날 뿐이고.
그녀는 다음날 기억이나 하려나. 전날, 자신의 미친 짓이 사람들에게 톡톡한 구경거리를 제공했다는 것을.
케이스3 “네 만행을 다 퍼뜨릴 거야!” 협박하는 미친 짓
해도 해도 안 되니 마지막은 별 수 없다. 협박을 할 수밖에. 가장 첫 번째 협박 수단은 그의 부모님, 다음은 회사, 그리고 마지막은 주위 친분 있는 모든 사람들이다. “네가 내게 저지른 파렴치한 행동들을 다 퍼뜨릴 거야.”
하지만 남자는 속이 터질 것 같은 게, 뚜렷이 잘못한 게 없었다는 사실. 다만 사랑에 미친 당신이 그를 자신에게 묶어두기 위해 없는 사실을 지어내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니 멀쩡한 정신을 지녔던 당신이 미쳤다고 밖에.
케이스4 바짓가랑이 붙잡고 와이셔츠에 매달리는 미친 짓
‘이수일과 심순애’만 신파를 찍으랴. 떠나는 그를 조금이라도 더 붙잡아두기 위해 바짓가랑이나 와이셔츠를 잡는 것은 약과다. 사람들 많은 사거리에서 가방과 신발,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붙잡고 늘어진다.
“가려면 날 뿌리치고 한번 가봐.” 그래도 남자를 여자를 질질 끌면서 힘겹게 떠나간다. 남은 것은 그 상황을 목격한 사람들의 “쯧쯧, 저 여자 안됐다”는 시선뿐.
케이스5 “나 임신했어!” 허위사실 지어내는 미친 짓
“떠난다고? 어딜… 나 임신했어. 책임져.” 물론 그를 붙잡기 위한 허위사실이다.
남자의 양심에 호소하고 ‘거짓 임신’이라는 족쇄를 그에게 줌으로써 당신의 의도는 일시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른다. 하지만 뻔한 거짓말은 곧 들통나기 마련이고, 상황이 순탄하게만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 바로 ‘이별’이 철수가 안 되고 ‘낙태’라는 무시무시한 대답이 돌아올 수 있는 것.
진정 떠나는 그를 붙잡을 수 있는 길이 ‘거짓 임신’ 밖에 없단 말인가. 여자의 미친 짓이라기보다는 한심한 짓에 가깝다.
☆ 한 마디만!
굳이 떠나려는 남자 붙잡는다 해도 언젠가는 또 떠난다. 당신의 미친 짓에 그는 더욱 질릴 뿐이다.
쿨 하게 보내주는 게 지금 당장은 더 미친 짓인 것 같아 보일지 몰라도, 훗날 돌이켜보면 “그때 내가 안 미쳐서 다행이었어” 싶은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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